기센여자와 사는법-부부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한 결혼생활하기를 기원
저와 비슷한 사연도 있길래, 제 이야기를 올려봅니다.
저는 40대 중반, 결혼한지 12년 정도된 남편입니다.
아내와는 3살 차이이고, 우연히 만난 아내가 너무 좋아서 쫓아다닌지 3개월만에
혼인신고를 했었습니다.
결혼할때 장모님께서 "딸이 기가 쎄니까 자네가 잘 참고 이해하면서 살게"라고 말씀하실때
잘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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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때 아내는 30대 초반, 이쁘고 활달해서 인기가 많은 편이었고,
저는 30대 중반, 내성적이고, 섬세한 성격의 남자였는데,
정반대의 성격인데도 대화가 잘 통하고, 모든 것이 좋아서 평생 행복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콩깍지가 벗겨지는데 일년정도 밖에 않걸리더군요.
아내가 임신을하면서부터 점점 예민해져갔고,
집에 돌아오면 동네 아줌마들과 있었던 이야기들을 해주면서
남편비교, 집안비교, 시댁욕들을 직설적으로 내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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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참다가 욱해서 화를 내곤 했는데,
제가 화를 내면 더 크게 화를 내면서 비난하고 비하하는 말들을 해대는데,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사소한 다툼이 늘어가다보니,
어느샌가 아내는 물건을 부수기 시작하고,
저를 때리고 할퀴고 쌍욕을 해대더군요.
그때 혹시 몰라서 피가나는 상처들을 찍어놓기도 했었습니다.
아무리 화가나도 극단적인 말들은 하지말자라고 하는데도
쌍욕에다가, 이혼얘기, 나가버리겠다는 얘기를 너무 함부로 하는것이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싸움이 점점 심해지더니,
결국엔 아내가 눈을 뒤집고, 식칼까지 집어드는데 정말 무서웠습니다.
눈이 뒤집힌 아내의 모습은, '광기'라는 말이 떠오르게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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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만화책을 보고 있으면, 만화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아기가 울고 있으면, 울지말라고 악에 받쳐서 소리지르고,
아이가 조금 커서 말을 않들을때는 아이를 확 밀쳐서 아이가 나뒹굴고,
화내다 자기 분을 못참으면 집을 나가버려서,
제가 아이 안고 아내 찾으러 돌아다니기도하고,
그때는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한번은 아내에게 집에와도 지옥같아서, 살기가 싫다'라고 얘기했었던 기억도 나고,
밤에는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 나가서 울면서 뛰고,
차몰고 나가서 어디가서 죽을까 돌아다녔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게 살다가 어느순간,
내가 아이를 키워본적도 없고,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되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육아 책을 한권씩 읽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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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가 두살 무렵,
부엌에서 살림살이를 가지고 놀다가 아내가 혼을 내서 울고 있었는데,
제가 뛰어가서 아이를 안고 소파에 앉아서 아이를 달래줬습니다.
"**가 엄마한테 혼나서 슬프구나"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저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놀더군요.
저는 그때 뭔가를 깨달았습니다.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 공감해준다는 것이 어떤 것이고,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 말이죠.
저는 그 이후로 심리학 책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한 권 읽을때마다, 줄거리며,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아내에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잘 들어줄때도 있었고, 지루하다고 딴 소리를 할때도 있었지만,
어쨋건 내가 무슨 생각들을하고 사는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점점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저 또한 아내 말들을 시비판단 없이 잘 들어주는 시간들이 늘어났습니다.
물론 여전히 싸울때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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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아내를 만난지 12년이나 지났는데,
지난 몇년 동안 아내가 물건을 부수거나, 저를 때린 적이 없더군요.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직도 아주 가끔이지만, 소리지르고 쌍욕을 할때도 있지만,
아내 자신은 자기가 많이 변했다고 말합니다.
옛날 생각이 나서,
아이가 어렸을때 그때 왜 집을 나갔었냐고 물었더니,
그때는 자기가 분노에 가득차 있었다고, 어릴적 상처 얘기를 했습니다.
아이가 생기면 족쇄가 된다고, 임신하기 전에 이혼하라는 말들을 많이하는데,
저희 부부한테는 아이가 복덩이였습니다.
아이가 없었다면 진작에 우리부부는 깨졌을거라고 둘다 얘기합니다.
엄마,아빠 장점만 닮은 아이는 너무나 예쁘게 잘크고 있습니다.
성격은 변하는 걸까요? 않변하는 걸까요?
저는 둘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변하기도 하고, 안변하기도한다.
아내의 성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변할 필요도 없고요.
저는 아내의 에너지 넘치고 활달한 성격을 사랑합니다. 저한테 부족한 부분이라,
아내와 함께 있으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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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성격은 변했습니다. 변해야만 했고요.
남편을 비난,비하하거나 극단적으로 화를 내지 않으면서도 자기 욕구나 마음 표현을 할줄도 알게되었고,
가끔이지만 남편의 마음을 알아주기도 합니다.
아내의 성격은 그렇게 변하지않고 그대로이면서, 많이 변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제가 투정을 좀 부리는 편입니다.
아내는 뭔가 하고 있을때 자기를 건드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내를 보고 있으면 예뻐서 뽀뽀하고 싶은데,
아내가 거부하면 삐집니다.
몇번을 계속 거부당하고 화가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왜 구걸해야되는데?,
나만 왜 너를 좋아해야되는데?,
나는 나 좋다는 여자 찾아서 떠날거야."
조금 있다가 자기 할일을 마친 아내가 저한테 와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오빠가 많이 서운했구나.^^"
인생은 새옹지마라, 앞으로 어떤 위기가 올지도 모르지만,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만 준다면,
성격이 서로 다른 부부가,
기쎈 아내이든, 기쎈 남편이든,
서로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윗 이야기의 함정은 '남편이 생각하는 아내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아내가 생각하는 남편 이야기는 다르겠죠.
제가 아내 입장에서 간략하게 남편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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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남편은 연애할때 저를 무척 좋아하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봐주고, 부드럽게 이야기해주고,
무엇보다 제가 화를 내거나 삐지면 저를 다독여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사랑했고, 그래서 결혼했지만,
어느순간 남편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피곤하다고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달라고 할때가 많아지더군요.
제가 얘기를 하는데도, 혼자서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것처럼 보일때가 많아서
나를 바라봐주지 않는 남편에게 화가 나더군요.
이럴거면 뭐하러 결혼했는지 이해할수가 없었고,
연애할때는 저한테 화한번 않내더니, 어느순간부터 '이제 그만좀해', '지겹다'라고
짜증을 내는데, 정말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웠습니다.
내가 누굴 믿고 결혼을 했는데,
내 이상형이 아니라고 그만 만나자고 했는데도,
매달리던 사람이 누구였는데,
배신감에 치를 떨었습니다.
임신을하고, 아이를 낳을때도,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항상 집 안에만 갇혀사는게 답답해서 놀러가자고해도
항상 피곤하다는 말만 입에 달고, 혼자 있는 시간을 달라고하는
남편이 정말 꼴보기 싫었습니다.
그리고 분명 말했었습니다.
나는 화나면 미쳐 날뛰기도한다고,
그래서 내 화를 잠재워주는 남편이 듬직하고 좋았다고,
그런거 다 받아주겠다고 해놓고는
미친년 취급하는 남편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화가나면 풀때가 없으니까,
남편에게 더 쏟아붓게 되고,
아이에게도 한번씩 신경질 내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 다 압니다.
하지만 그럴때 남편이 제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랬지만,
남편은 점점더 저한테 무관심해지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악순환 되고 있었습니다.
화를 내도 안되니, 물건을 부수게 되고, 남편을 때려보기도하고,
이혼하자고도 해보고, 그러다가 정말 악에 받쳐서
죽어버리겠다고도 해보고, 죽여버리겠다고 위협도 해봤습니다.
남편이 아이에 대해 해주는 이야기들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아이한테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바로 사과도하면서,
그럭저럭 잘 키운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마라고 항상 천사같을순 없쟌아요.
그런데 남편은 아이에게 화를 내는 저를 보고 경악을 하더군요.
남편은 제 말투를 가지고 지적을 많이 하곤했습니다.
그냥 원하는 것을 말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비난조로 얘기를 하냐고,
자기가 그런 말투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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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하는 아내 이야기'와 '아내가 하는 남편 이야기'는
뭔가 많이 다르죠?^^
요약하자면,
남편인 저는 내성적이라, 힘들고 지칠때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동굴 속에 들어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에너지가 보충되는데,
아내는 그런 저를 보고 무관심과 버림받는듯한 상처를 받았다는거죠.
그렇게 상반되는 성격의 부부는 때론 천생연분처럼 느껴지지만,
때론 상극처럼 작용하기도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부부중 한 사람이 불행해하고 있다면, 다른 한명도 불행해하고 있을거라는 것.
부부중 한 사람이 문제가 있어보인다면, 다른 한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다는것.
부부중 누가 잘못했느냐, 부부중 누가 더 성숙한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둘다 아파하고 있다는 것.
부부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저나 아내는 대화하는 법을 처음엔 몰랐습니다.
상대에게 나의 욕구와 마음, 생각을 상처주지 않으면서 얘기하는 법.
상대의 말을 상처받지 않으면서 이해해주고, 공감해주고, 인정해주는 법'을 몰랐었습니다.
그래서 상처를 주고받다가, 운좋게도
아이가 매개체가 되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보내게 되고,
완벽하진않지만 상처를 치유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부부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한 결혼생활하기를 기원합니다.^^